고국 가는 비행기를 타러 나가기 전, 차분한 하루를 아주 잘 보내고

있다. 어제 저녘까지 그다지도 애를 먹이던 차 문제는 그냥 나에게

많은 도움을 이래 저래 준 한 사람에게 이양.


너무 좋아 춤을 출듯 웃음이 벙실 벙실 그 사람은 내 차를 몰고

사라지고, 나의 뒷 골 땡기던 혈압은 급기야는 내려 갔다.



그리고 오늘은 차분히, 조근 조근, 온 집을 광 마지막으로 내고,

향기 좋은 방향제 뿌려 집을 왼통 반짝 반짝 정리하고, 은행 가

쓸 마지막 경비들을 쓸어 담아 오고.



난 지금 무슨 감정을 느끼는가?

북미에서는 14년, 이 미국에서는 12년을 어언 살았다.


난 거의 지금 아무 감정이 없이 아주 무덤덤한 상태다.

난 이제 어떤 대륙을 떠나 어딘가로 옮긴다는 것에 대해, 

그 아무런 감정들도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.



너무 오래 너무 많이 돌아 다니며 산 삶에 나는 지쳐 있는 것 같다.

이제 저녁 나를 공항으로 데려 갈 신혼 부부 제자를 기다리면서,


나는 아주 오랫만 4층까지 올라온 크나큰 고목 나무들이 장관으로

우거진 내 별장 같은 팬시하고 멋진 내 로프트에서 아주 정말 오랫만

그 싱그러운 봄의 초록 잎새들을 아주 오래 오래 지켜 보며, 마지막

으로 켈리의 봄을 만끽 했다.


왜 이 아름다움들이 지난 몇 달, 몇 년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가

않았을까? 도 나는 생각해 보았다.


생존의 험난한 싸움들의 연속이 그 이유들인 것 같다.



다시 돌아 오고 싶냐?고 많은 이들이 지나가듯 가볍게 자주들

묻는다. 난 반사적으로 고개를 늘 절레 절레 양 좌우로 심하게

흔들어 대는 날 아주 아프게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.


다시는 오고 싶지 않는 곳.

그만큼 살기가 팍팍하고 힘든 도전이었던 것이다.

생존의 도전은 이젠 아주 지겨워서.


그래 난 오늘 저녁 공항을 나가, 내일 새벽 한국행 비행기를

타게 된다.


홀가분하고, 날을것 같은 자유로움이다. 

Posted by 텃밭지기와 상담